[1부.] 기타 구매
며칠 전부터 나는 음악 커뮤니티 뮬에서 새 이펙터를 살 궁리에 열심히 장터를 모니터링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난 무척 싸게 내놓은 검은색 변종 펜더 기타를 발견하였다. 그것을 보고 나는 무척이나 기분이 들떠서 빠시에게 이 소식을 전했다.
'세상에 이런 매물이..' 하며 서로 좋아하며 날뛰던 5분..
난 너무나도 싼 가격에 가슴이 벌렁거려 지갑을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하였다. 하지만 충동구매가 되어 자칫 내가 원래 구하고자 하였던 이펙터를 못 살 것 같아서 갈등 중이었다. 그 순간 빠시의 한마디,
하더니 떡하니 구입 희망 문자를 판매자에게 보내는 것이 아닌가! ......
구입할까 말까 고민하던 터에 빠시가 구매를 한다니, 친구라도 좋은 기회를 주는게 좋겠다 하여 아쉬움 반 흡족함 반이 교차할 때에 사진 속에서 또 다른 기타를 발견하였다.
'저게 뭐지? 무척 낡아보이는 기타인데, 마치 커스텀 레릭 기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쯤 수 많은 사람이 판매글을 보고 이 특이한 기타에 대해 문의를 하였는지, 판매자가 글을 수정하였다.
'또 다른 저 기타의 레릭은 커스텀 제작이 아닌 자연 레릭입니다. 원하신다면 저 기타 또한 판매합니다'
라는 것. (레릭 : 오래된 흔적)
워낙 좋아하는 것은 소중히 다루는지라 저렇게 구닥다리 기타따윈 관심 없다.. 라고 생각하였지만 묘하게 끌리는 저 외형. 왜 제조사나 구매자들이 레릭 기타를 특별 판매,구입하는지 대해 조금 이해할 것 같았다.
빠시를 통하여 들은 기타에 대한 뽐뿌 설명과,
빠시의 '♡무이자' 원조와,
빠시의 응원이 나에게 큰 힘 지름동기가 되었다.
오오... 지름이여 오오..
나 역시 어느새 판매자에게 문자를 날리고 있었다. ......

돈과 깡이 없으면 이 곳을 클릭하지 말라.
거래시간 2시간 전에 답변을 들었는데, 내구성과 마모도 등 내가 가장 신경썼던 사항들에 대해 판매자가 괜찮다는 말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찜찜하여, 마지막으로 기타 소리에 대한 문의를 했다.
'제가 수년동안 가장 아끼던 메인 기타입니다. 레드핫 연주할 때 정말 최고였습니다.'
라는 말을 듣고서 난 최종 결정 후 구매 장소로 갔다.
가던 도중 헤프닝이 있었다.
판매자에게서 연락이 온 것인데, 내가 구입하고자 하였던 레릭 기타의 판매를 취소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기타를 닦다가 이 기타와의 수년동안의 사연에 팔고싶지 않아졌다 라는 것.
'돈이 급한게 아닌데 왜 이러지.. 팔지 않으면 안될까요'라는 판매자의 말이 같은 연주자로서 연민의 정이 들어서 판매자가 하고싶은대로 하라고 결정의 시간을 줬다.
판매자는 기타를 일단 가져가서 충분히 설명을 하고, 내가 원치 않으면 가져가겠다며 기타를 챙겨왔다.
구매자의 여러 설명을 들은 후 나는 기타를 한번 쳐 보았고, 한번에 맘에 들었다.
...판매자에게의 연민의 정을 뒤로하고 난 이것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
'혹시 글을 보신다면, 소중히 잘 쓰겠습니다.'
대학 동아리 룸에 가서 기타 사운드 테스트 후, 빠시의 회사가 있는 서현역을 찾아가서 빠시에게 검은 기타를 건네주고 점심을 얻어먹었다. 우리 둘은 펜더를 움켜쥐고 그저 한 없이 좋아했고, 음식점의 옆테이블 고딩들은 우리 기타 보면서 한 없이 부러워했다. 음핫핫~
그렇게 이 대박기타는 내 손에 들어오게 되었다.
[2부.] 기타 평가
이 기타는 이렇게 생겼다.

버스터드 자연레릭 기타
62년 리이슈형이며, 트러스로드 구멍이 넥쪽에 있다.
픽업은 기존 펜더 픽업 대신 레독스로 맞췄다고 한다.

17년된 자연레릭. 브릿지 주변의 결을 보라. 커스텀으로 만들으려 해도 어려울 레릭라고 한다.
구매장소에서 판매자가 기타에 대한 설명을 하였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이 기타는 원래 크라잉넛 보컬이 쓰던 기타였다.
- 애지중지하며 계속 보강하며 쓰던 기타이다.
- 헤드가 부서진 적이 있으나 수리하였고, 전문 기타샵에서 점검 결과 문제는 없다고 하였다.
- 기타 내부는 최고로 맞춰져 있으며, 고음역대가 쏘지 않고 중음역대가 풍부하므로 범용적으로 쓰기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
- 바디의 울림이 정말 짱이다.
- 판매 가격은 작게 생각하였지만, 들인 돈은 생각하기 힘들 정도이다. 공을 많이 들인 기타이다.
- 추후 미펜 62년 의 좋은 넥이 있으면, 교체하여 사용하면 최고의 기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도 좋다.
- 90년대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연주되어 왔다. 기타의 숙성[?]은 최고이다.

깨끗한 넥. 62년산 구성으로 메이플 넥에 로즈우드 지판이다.
바디의 울림이 전해지는 넥감은 참 괜찮은 것 같다.

헤드. 가운데쯤에 긴 줄무늬가 보이는가.
수리하였다는 헤드. 사진을 보면 6번줄 헤드머신에 닿아있는 긴 직선모양의 금이 보일 것이다. 이는 예전에 크라잉넛이 공연 퍼포먼스 중에 부딪쳐서 부서졌던 것을 판매자가 전문 리페어샵에서 수리한 것이라 한다.
판매자가 전문가의 말을 빌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한 점도 그렇지만, 실제로 봐도 큰 문제가 있어보이지 않게 잘 수리된 것 같다. 튜닝이 틀어지진 않을까 하고 잠시 강하게 쳐봤지만 문제 없었다.
사운드 테스트.
생톤. 아아... 정말 펜더구나.
심심할 때 자주 연습삼아 치던 장발티쳐님의 리듬프레이즈가 정말 펜더스럽게 들린다.
칼랑칼랑함이 살아있다. 울림이 좋아서 그런지 손맛도 짱이다.
생각보다 게인이 잘 먹는데, 레독스 픽업의 특유의 사운드 같다. 예전에 만져본 미펜 아메리칸 디럭스보다 더 입자감있는 게인 사운드가 나온다. 넥쪽 픽업의 사운드가 정말 일품인 것 같은데 크런치 톤이 예술이다.
사실 사운드 테스트라고는 해도, 아직 구입해서 1시간도 안 쳐봤다.
다만 확실한건, 울림이 정말 짱이라는 것. 80년대~90년대 초반까지의 잘 다뤄진 일펜이, 어지간한 미펜보다 좋다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에 동감할 것 같다.
이 기타의 레릭은 보면 볼 수록 점점 맘에 들고 있다. 마치 올드뮤지션이 된 듯한 기분까지 들게 하는데, 기타 외형에서 풍기는 이 매력이 참 좋다.
추가 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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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킹이야! ㅋㅋ
우리 둘다 기타가 주가 아니면서 기타가 3대나 되는데
Guitarcaptor Sakura?
ㅋㅋ
아놔 저 카랑카랑함이 사진을 볼때마다 울린다..
저 손때탄 프렛보드나~ 넥이며..ㅋ
역시 기타는 잡기름보다 손기름을 먹어야 한맺힌(?) 사운드가 나는 법이여
암튼 킹왕짱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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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이제 그지구나 ㅋㅋ
형 정말 기타는 참 좋은데
저 그지 되었어요 ㅋㅋ
우왕 그래서 저거 얼마야 (...)
저렴하게 줬음~
군인에겐 뭐 그런거 없습니다........ 후.................... 내 덱스터..
ㅠㅜ 다녀와서 사는 거다
일펜 실버 시리즈는 어떤 모델인가요;;
L시리즈 인데요;;
옛날 글에 댓글이 달렸네요.
펜더 공식 포럼의 글을 인용하여 Silver series 라는 헤드스톡 로고를 설명하자면,
90년대 전후의 일본 공장에서 fender와 squire가 같은 공장에서 출하되던 시기가 있었는데 이 시기에 나온 기타의 헤드스톡 로고는 거의 비슷하게 나오곤 하였답니다.
당시 silver series 로고가 들어간 펜더기타를 외국 포럼에서 Fender silver series 로 칭하는 것 같네요.
90년대 전후의 fender non silver series를 사용해 본 적이 없으니 사운드적으로 무슨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